
듣거나 말거나 1000곡
123. Like a rolling stone-Bob Dylan(1965)-
이 게시물을 쓰던 중에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이 세상을 떴다. 그 바닥에서 워낙 다혈질이고 오버쟁이로 소문난 김작가는 참고 참았던 공화국 음악시장구조의 좆같음에 대해 울분을 토하며 그 것이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이 세상을 뜨게 한 원인이라며 분노하고 있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중요한 것은 재주소년의 해체나 달빛요정의 죽음이나 꽤나 찝찝 혹은 허찰한 일임엔 분명하다. 그렇게 음악 좀 듣는 척하면서 그들의 엄청난 팬이라며 주둥이질 하던 것들은 그간 뭐하고 있었는지...
123이란 숫자가 뭔가 의미심장해 보이지 않는가? 아님 말고... 애초에 123, 234, 345 이런 순서엔 나름 굉장한 의미가 있는 곡에 대해 지껄이려 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했던 만큼 적어도 이 게시물은 1번 게시물을 썼을 때부터 123번은 이 곡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는 것은 하늘에 맹세코 거짓이 아니다.(물론 안다. 하늘에 맹세하는 것만큼 뒤집기 쉬운 말은 없다는 것 정도는...) 오늘 이야기할 곡이 없었다면 아마 우리가 살고 있는 2010년까지 미국-혹은 영어권-의 대중음악은 지금 현재 음악사가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엄청나게 다른 경로를 거쳐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곡과 아티스트에 대한 게시물이니 외울 필요까지는 없으나 가능하면 성심성의껏 읽어주셨으면 한다.(곡목을 위에 써 놓았으니 이런 뜸을 들이는 것이 좀 우습긴 하다.)
좋으나 싫으나 그 권위와 영향력을, 더 근본적으로는 잡지라는 것을 만드는 기본 자세의 충실함에 대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Rolling Stone지에서 매년 발표하는 차트 중 역사상 가장 훌륭했던 popular song이란 것이 있는데 내 눈으로 확인을 했던 해들 중 이 곡이 1위를 하지 않았던 기억은 없다. 그리고 공화국에선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영미권의 대중음악 감상자들 중에서 이 회사의 다분히 진부해보일 수도 있는 이런 선정에 대해 별다른 반발을 나타내는 사람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모를 일이다. 잡지의 제호와 곡목이 좀 심하게 유사하기 때문에 그들이 그러는지도... 하지만 이 곡을 차트의 맨 꼭대기에 올려놓는 데에 대해 집단적인 반발을 하거나 그로 인해 Rolling Stone지의 권위가 떨어지거나 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도 없다.중언부언했지만 다시 말하자면 이 곡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수긍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런 사적인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소소한 사건이 하나 발생했는ㄴ데 Warner Bros.에서 bootleg series의 아홉번째 시리즈로 Bob Dylan의 트랙드을 두 장의 CD로 디지털 리매스터링 버전으로 발매했는데 1962년에서 1964년에 이르는 시기에 발표되었거나 발표되지 않았던 트랙들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Like a rolling stone의 발표연도가 1965년이라는 것과 이 음반의 발매가 무관하지 않다 생각하는 것은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워너의 독단적 결정에 의해 시행되었을 리는 없고 어떤 식으로든지 Bob Dylan의 의견이 포함되었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965년이라는 연도가 그의 경력에 있어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개인적 견해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티렉스는 이 곡에 대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일단 먼저 밝힐 것이 있다. "취향이란 것은 개인의 몫이므로 너 따위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라고 지껄이실 작정이라면 어금니 꽉 깨무시기 바란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것은 취향이란 것을 뛰어 넘는 이야기라는 점 미리 밝힌다는 뜻이다. Bob Dylan을 기점으로 특히나 Like a rolling stone을 기점으로 대중음악은 더 이상 "아이들의 소일거리나 맥주병을 든 사람들의 고성방가나 격식을 차리고 클럽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위한 배경"등등의 위치에서 벗어나 여지껏 대중음악을 자신들의 "고상한" 모임의 배경 정도로 생각하던 이들에게 탄압을 받는 그런 위치가 되었다는 말이다. 물론 밥 딜런 이전에 거스리 부자도 있었고 피트 시거 할아버지도 계셨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그 정치적인 내용에 있어서의 급진성과 파격에도 불구하고 태풍과 같은 위력으로 부르주아지들을 공격할 수는 없었다. 그 것은 그들의 노래들은 지나치게 직설적이었기 때문에 "운동가요" 정도의 수준을 벗어날 수 없었던 데 기인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Bob Dylan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 popular song은 그들의 심장을 겨누는 비수의 역할을 할 수 있게끔 되었다. 중년층에서부터 10대 아이들까지 그의 노래를 통해 "팍스 아메리카나"를 꿈꾸던 미국의 부르주아지들에게 우회적인 공격을 하게 되었고 미국의 인민들이 그의 노래를 더 많이 알게되고 부르게 될수록 미국이라는 거대한 부조리는 미국의 지식인들의 뇌속을 뛰어 넘어 미국의 청년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했고 태평양도 대서양도 더 이상 미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폭력적인 국가"라는 사실을 보장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힘은 미국에서 히피 무브먼트를 가능하게 했고 대대적인 반전운동을 가능하게 했고 대륙에서의 68년의 기운이 미국에까지 미치게 한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이런 Bob Dylan의 상징성을 잉해한다면 그가 일렉트릭 기타를 들고 무대에 섰을 때 대중들이 느꼈을 배신감도 이해가능한 것이 된다.
물론 Bob Dylan이 이 세상에서 가장 곡을 잘 쓰는 사람인가? 노래를 잘 하는가? 그의 곡들이 음악적인-특히나 테크닉적인 면에서-측면에서 최고인가?를 자세히 따지자치면 뭐 결국엔 취향이 어쩌고 하는 말을 할 수 있겠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밴드를 비틀스로 꼽고 그보다 기타를 더 잘치는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Jimi Hendrix가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타리스트라는 점들은 다시 설명할 필요도 없는 것처럼 대중음악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곡으로 Like a rolling stone을 꼽는 것은 대중음악이라는 단어에서 "대중"이라는 수식어가 가지는 기표를 다른 차원의 것으로 이끌어내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동의하지 못하겠다면 눈 내리 깔고 어금니 꽉 깨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