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입에 발린듯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익숙한 일은 절대 아니지만 이런 경우엔 입에 발린 소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마커스 밀러의 몬테 카를로 재즈 페스티벌 실황 앨범과 같은 음반을 만났을 때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최소한 대가라는 이름을 듣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찬사 외엔 딱히 더 이상 생각나는 표현이 없고 그 이상의 표현을 할 능력도 되지 않음에 혀를 깨물고 죽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해볼 정도로 이 음반은 재즈 퓨전이라는 장르의 실황 공연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을 때 최고라는 수사를 쓰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도 될지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 라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1959년 생인 마커스 밀러가 벌써 20년에 가까운 세월을 최고라는 수식어가 절대 아깝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보여온 것ㅇ르 생각하면 어쩌면 이 정도는 당연한 것이라 하고싶은 이들도 있겠지만 이 앨범이 가지는 의미는 여태까지의 마커스의 실력과는 조금 더 다른 차원의 것이다.
좀 상관없는 듯한 이야기를 좀 하고자 한다. 항상 주장하기를 "베이스와 드럼은 대중음악에 있어, 특히나 밴드의 음악에서는, 전체 음악의 8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지껏 남들에겐 밝히지 않은 또 다른 소신이 하나 있다. "자니치게 뛰어난 베이시스트는 일종의 계륵과 같은 역할을 한다. 베이시스트의 여량이 아무리 뛰어나다 할지라도 기본적으로 베이스는 멜로디 파트를 담당하는 악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으의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할 때 항상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인물이 바로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마커스 밀러였다. 한마디로 마커스 밀러라는 베이시스트는 잘한다는 단어를 뛰어넘는 위대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 누구도 자신과 같이 작업을 하던 마커스 밀러가 어느날 홀연히 사라진다 할지라도 그를 도저히 원망하거나 할 수 없을 것이다. 그저 그가 자신과 함께해준 시간에 대해 뮤즈에게 감사홰야할 따름인 것이다. 그 누구보다 특별한 베이시스트를 대하는 태도는 이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일스 데이비스도, 데이빗 샌본도, 루더 밴더로스도 그들의 이름만으로 재즈 퓨전 신이 벌벌 떨지 모르지만 마커스 밀러와 계속해서 함께 할 수는 없었다.
아무튼 위에 한 이야기는 5일장이나 7일장에 내다 팔아버리시든지 안 사가면 거져 줄 수도 있는 별 것 아닌 이야기라는 점을 참고하시길 바라며 이야기 계속 하겠다. 이 앨범은 몬테 카를로 재즈 페스티벌에서 마커스 밀러가 자신의 밴드와 함께 "재즈를 위한 브라스 팀"이 아닌 오케스트라와 함께 했던 공연의 실황 앨범이다. 마커스 밀러가 자신의 베이스 연주력만 가지고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라 프로듀서로서의 부인할 수 없는 엄청난 능력도 그의 장수에 기여했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마커스 밀러가 오케스트레이션에도 상당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엄청난 음반 되시겠다. 참고 삼아 말씀드리면 지금 몬테 카를로 재즈 페스티벌은 이미 휠을 잡고있는 캐나다의 몬테레이 재즈 페스티벌의 수준에 필적할 정도의 수준에 올라와 있으며 몬테 카를로 거주자들이 돈이 많은 이유에선지는 몰라도 스케일 면에서는 몬테 카를로가 몬테레이를 앞선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들이 반드시 구입해서 음반을 들으실 것을 유도하기 위해 자세한 이야기는 되도록 피하는 선에서 음반에 대해 조금 이야기하자면, 당연히 스튜디오 앨범이 아니고 실황 앨범인 관계로 트랙 하나의 길이가 대단히 길며 그로 인해 한 장의 음반에 겨우 아홉 곡밖에 수록되어있지 않으나 "이 것이 마커스 밀러의 음악"임을 느끼시는 데엔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어째서 편곡자로서의 마커스의 능력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지도 아시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아마 이로 인해 엔지니어가 거의 피똥을 쌀만큼 고생을 했으리라 확신하지만) 음질이 스튜디오 앨범에 거의 뒤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다는 점이다. 아무튼 이 게시물의 제목처럼 As good as possible이라는 표현이 합당한 음반이니 부디 구입 후 들어보시고 좀 더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되길 간곡히 바라나이다.
1. Blast! (Marcus Miller)
2. So What (Miles Davis)
3. State Of Mind (Raul S. Midon)
4. I Loves You Porgy (George & Ira Gershwin)
5. Amandla (Marcus Miller)
6. I'm Glad There Is You (Jimmy Dorsey, Paul Mertz)
7. Medley : O Mio Babbino Caro / Mas Que Nada (Jorge Ben)
8. Your Amazing Grace (Marcus Miller)
9. Strange Fruit (Lewis All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