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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25일 월요일

Genesis-...And there were three...(1978)

피터가 팀을 떠나면서부터 제네시스의 음악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햇던 그의 존재감을 대체할만한 방법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사후적으로 그들의 음악에 대해 내릴 수 있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도 드럼로서의 연주력에 대해선 끊임없이 의문부호가 붙는 필이었지만-지금은 그나마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필의 드러밍을 들을 수도 없다.-그에게는 피터에 뒤지지 않는 곡을 쓰는 능력이 있었다.

그러한 필의 능력은 피터가 팀은 떠난 후에도 여전히 제네시스를 작품성이 뛰어난 음악을 생산해낼 수 있는 팀이라는 위치에 머무를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결국 토니와 마이크 필 이 세 사람만이 제네시스라는 이름으로 남게 되자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음악적인 방향성에 수정을 가할 수밖에 없었다. 베이시스트도 없고 드러머가 보컬을 담당해야 하는-그 것도 전 곡의- 상황에 처한 제네시스의 입장에서 보면 과거와 같은 대규모 사운드의 팀으로 남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피터가 팀을 떠난 이후에 오히려 상업적으로는 더 큰 성공을 거두고 승승장구하고 있었고 평단의 평가 역시 피터가 떠난 이후에도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상업적인 성공과는 별개로 이 팀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달라지게 되었고 공화국 이님ㄴ들이 잘 아는 80년대의 제네시스는 그 전처럼 대 밴드라는 인식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평단의 평가가 달라지게 된 계기가 된 것은 바로 이 앨범에서부터였다. 이토록 비장한 타이틀의 앨범이 평단에서의 평가가 나빠지기 시작한 계기가 된 것이다.

이 앨범을 발매하던 1978년은 뉴웨이브의 총아라 할 수 있는 듀란듀란이 아직 세상에 나타나기 전이지만 이미 디페쉬 모드나 저팬(일본의 X-Japan과는 다른 밴드라는 점에 유의하시기 바란다. 베이시스트가 없는 팀의 구성상 더 이상 그들의 사운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으나 그들에게는 불세춝의 키보디스트들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Tony Banks이 건재했다. 그리고 이 문단의 시작에서 이야기한 뉴웨이브는 그들의 음악에 하나의 돌파구가 되었다. 물론 그 것이 옳은 방향이든 그렇지 않든간에 말이다.

클래시컬한 Rock 밴드들에게 대단히 우호적인 롤링 스톤 조차 이 앨범에 별 다섯개 만점에 겨우 별 네개를 주었으며 항상 제네시스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던 Q는 겨우 세개의 별점, 심지어 당대 가장 옇ㅇ향력있는 팝 저널리스트였던 Robert Christgau의 경우엔 D+이라는 상상외의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UK 차트의 맨 꼭대기에 오르는 등 대단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이 앨범을 통해 우리가 한 가지 커다란 것을 알게 된다. 즉, 이후 필의 솔로 활동의 실마리가 이 앨범에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특히나 대단히 중요한 것은 53분이 넘는 이 대작 앨범에서 대단히 안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이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Follow you follow me의 경우에 제네시스가 발매한 싱글들 중에선 가장 파괴력이 강한 곡이 되었는데 이 곡이 가지고 있는 미니멀한 사운드와 서정적인 가사는 80년대 솔로 아티스트로서 전성기를 누린 필 콜린스의 음악의 전범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2016년 4월 18일 월요일

Genesis-Genesis(1983)

제네시스와 같은 역전의 밴드가 셀프 타이틀드 앨범을 발매한 것이 그들이 정식으로 앨범을 발매한 후 활동을 시작한 후 거의 15년이나 지난 후의 일이라는 것이 거짓말이라 믿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애석하게도 말이다. 그리고 그 것이 벌써 33년 전의 일이란 것도 믿어지지 않는다.

제네시스의 역사에 있어 이 앨범이 차지하는 위치도 대단히 애매하다. 이미 1975년 피터가 팀을 떠난 후 팀의 음악적인 색깔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은 개나 소나 다 직감한 일일 것이다. 사실 80년대는 기존에 휠을 잡던 팀들이 음악적으로 다소 아스트랄한 변신을 시도한 때이기도 하다. 무디 블루스나 예스 심지어 재결성했던 딥 퍼플에 이르기까지 당시 음악계의 대세이던 뉴 웨이브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경우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 와중에서도 이 앨범은 그 어느 팀들보다 먼저 더 소프트하고 무그 악기들의 영향력에 의해 지배되는 새로운 시도를 1980년대의 활동방향으로 가장 먼저 천명한 앨범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불론 그 유명한 Abacab을 통해 제네시스의 이런 변신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어느 팀보다도 제네시스만큼 시대의 조류를 잘 따랐던 팀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과거 피터가 리드보컬을 담당하던 시기의 음악과 비교하자면 피터의 활동기간의 무거움을 털어내는 데에 다소간의 강박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굳이 필이 팀을 주도하던 이 시기의 제네시스를 폄하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간에 스티브 해킷이 팀을 떠난 이후로 제네시스는 유능한 기타리스트가 없는 한계를 미리 설정하고 음악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면죄부를 받아도 무방하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장기간의 침묵을 깨고 발표한 피터의 솔로 앨범 역시 당대의 조류를 충실히 따르고 있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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