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2일 금요일

올드하지만 진부하지 않다는...

요 근래에 항상 그렇듯, 얼굴책에 링크를 해오던 중 참스승님이나 똘레도님께서 The Lumineers의 음악에 깊은 관심을 보이시는 것을 기점으로 하게 된 고민이 하나 있는데 그 것은 과연 old한 음악에 대해 어떤 방식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미리 전제하고 들어가자. 다분히 the lumineers의 음악은 old하다는 평가를 받을만한 구석이 있다.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분명히 그들의 음악은 시계를 상당히 과거로 돌린 듯한 음악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어떤 미국의 음악 관련 매체에서도 그들의 음악에 대해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한 것을 찾진 못했다. 이야기를 이러한 문제에 집중해 보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공화국의 가요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 중 하나가 "아이돌 음악 중심의 천편 일률적인 음악"이라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그 말을 "곡을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데..."라는 말로만 면죄부를 받기엔 분명히 한 방향으로 전력질주하는 모습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공화국의 가요라 할 수 있다. 이 말을 오해하지 말고 들어야 한다. 이 이야기는 표절을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단 어떤 쪽을 향해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 그 페달에서 적당한 때에 발을 뗄 줄을 모르고 여기저기 다른 사람들도 그 방향으로 미친 듯이 쫓아오고 서로가 가속 페달을 더욱 더 강하게 밟는 그런 상황이 진행된다는 이야기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표현해서 오버그라운드 씬이건 언더그라운드 씬이건 자신들의 음악이 "올드하다"는 평가를 받으면 공화국의 가요계에선 끝장이라는 말씀이다. 또 여기서 오해하지 마시길 부탁드리는 것은 그렇다고 내가 "미사리 가요"에 대한 찬사를 보내려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이다. 개인적으로는 미사리나 콘서트 7080과 같은 것들이 공화국의 가요계에 긍정적인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력이 훨씬 더 강하다 생각한다. 그에 대해선 이전에도 수없이 이야기해 왔기 때문에 오늘은 특별한 언급을 반복하진 않으려 한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오버 그라운드나 언더그라운드 씬 모두 "참신하고 신선하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작업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어떤 곳에서는 "올드한 것"에 대한 사랑이 넘처나기도 하는 곳이 공화국이다. 마치 KBS 1TV에 채널을 고정하고 저녁 시간을 보내는 것이 "보수의 자부심"인양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자신의 특정한 장르-까놓고 이야기하자면 트로트-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이 자신의 나이가 가지는 특권인 양 행동하는 사람들도 가요시장에서 대단히 많은 portion을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다. 굳이 일례를 들자면...이라는 진부한 표현을 해보자면 음악을 존나 사랑한다는 50대 후반의 초면의 사람이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보라 해서 "제퍼슨 에어플레인 같은 사이키델릭 음악도 많이 들어 보셨는가?"라 불어봤더니만 "난 요즘 음악은 안들어"라며 자랑스럽게 웃던 적이 있었다나 뭐라나...

전에 한 번은 후배 한 명이 "메이저 가요 씬에선 희망이 없고 오로지 인디 가요만이 공화국의 가오계가 나아갈 제대로 된 방향"이라는 말을 술자리에서 한 적이 있었다. 물론 그 것이 벌써 15년 전 일이었고 당시엔 나도 20대였고 그 후배는 갓 스물이 된 대학 신입생이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사실은 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른바 "언더그라운드 음악" 내지는 인디 음악에 대한 수요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 여기서 갑자기 글빨 딸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다. 아무튼 끝까지 가보자.

중요한 것은 분명히 "올드하나 진부하지 않은 음악"은 존재하고 그런 것들에 대한 선행 학습도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재즈 퓨전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메인스트림 재즈에 대한 완ㅇ벽한 이해 없이는 자신의 음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고 그를 학습한다. 그 올드한 것들을 계속 해오면서 사운드의 완성도를 더해가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 것은 마치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수백년 전의 곡들을 아직도 꾸준히 연주하는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래! 까놓고 이야기해서 난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이나 그 자체를 클래식 애호가라는 사람들이 깔보는 것이 싫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올드한 것들을 파고들어 그런 음악의 질적인 발전을 추구해야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 것이 대중음악의 자양분이 될 것이란 점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

대중음악도 이제 학생들을 혹은 앞으로 음악을 할 사람들에게 체계적인 교본이 될만한 것들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그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자신의 업으로 삼을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 물론 힘든 일이다. 지금처럼 판팔이 해서는 밥벌이 하기 힘든 세상에선 말이다. 물론 시장에서의 수요에 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에서의 수요를 만들어 내는 일 역시 그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라는 말씀이다. 앞의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다가 스스로 수요를 만들어 내는 일은 포기하는 사태는 한 마디로 "대중음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그렇지 않수?


댓글 2개:

  1. 용필이형 앨범은 품귀더군요. 오프라인 구매의 9할이 모두 그앨범이었다 합니다.

    노음악가들은 새로운 실험도 꾸준히 해주셨으면 하고, 갓 데뷔하는 초짜들은 새로운 것을 하면서도 기본적인 것들은 꾸준히 학습하는 모습을 많이 봤으면 합니다요.

    가령 용필이형의 팬층인 50대들도 음반 영향으로 요즘 음악들도 듣게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귀'와 '혀'가 보수적인 사람들치고 '머리'가 개방적인 사람은 별로 없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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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렇죠. 귀가 80년대 90년대에 머물러 있으면서 자기 머리는 2013년의 아랫것들을 가르치고도 남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스승님의 말씀을 들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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