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29일 월요일

당신이 야구라는 종목에 대해 하고 있는 심각한 오해(월드컵의 역사)

야구라는 종목이 근본적으로 축구와 다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야구는 상대방과 눈을 마주보면서 하지 않는 유일한 종목이다. 물론 경기 중 투수는 타자의 눈을 볼 수도 있고 타자도 투수의 눈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경기 내내 자신이 상대하고 있는 팀의 상대 선수의 눈을 보는 것이 그리고 마주보고 있는 상대방의 동작을 주시해야 하는 것이 다른 스포츠라면 야구는 절대 그렇지 않다. 두번째로 야구가 축구와 다른 점은 축구와는 달리 야구는 극히 일부분의 참가자들을 제외하곤 게임에 임하고 있는 선수들의 거의 대부분이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놀고"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 시간이 노는 시간은 아니고 항상 자신의 플레이를 준비해야 하지만 그 것은 축구가 심지어 골키퍼를 포함해서 모든 선수들이 계속 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놀고"있다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것이다.

위에서 이야기한 이유들로 인해 야구는 농구를 능가할 정도로 "특정의 탁월한 능력을 가진 선수"가 경기를 지배할 확률이 그만큼 높은 경기다. 특히 선발 투수라는 역할을 가진 선수의 영향력이란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다. 여기서 우리는 야구 중계나 야구 관련 프로그램이나 기사에서 수도 없이 인용되는 "Quality Start"이란 말에 대한 오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애초 야구의 초기에는 구원투수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투수는 경기에서 내내 투수의 역할을 경기 종료시까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를 지나면서 완투가 힘들어지고 1980년대 중후반에 이르러 "세이브"와 "홀드"라는 것이 야구 경기에서 중요한 기록으로 등장하게 되자 선발 투수가 한 경기를 완투하는 것-complete game-은 더 이상 일상적인 일이 아니라 대단히 드문 일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퀄러티 스타트라는 개념이다.

그러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공화국에서는 이 개념에 대해 투구 이닝과 자책점을 동시에 고려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사실 중요한 것은 퀄러티 스타트엔 여러분들이 당연히 알고 있지만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전제가 있다는 점이다. 즉 "선발 투수는 적어도 6 이닝을 던져야 선발 투수로서의 1차적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5회를 퍼펙트로 막고 내려간 투수는 "선발 투수"로서 함량 미달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선발 투수는 일단 적어도 6 이닝을 던져야 하고 그 다음에 그 투구가 어느 정도의 투구였는지를 평가하는 데에 있어 2이닝에 1자책점 꼴인 6이닝 3자책점 이하라는 단서를 붙이게 된 것이다. 이 것은 다른 면에서 본다면 "미국 야구가 선발 투수라는 역할에 대해 얼마나 큰 기대와 신뢰를 부여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지금은 덜하지만 90년대 초중반 까지만 하더라도 선발투스를 6회 이상 던지게 하지 않는 다시 말하자면 그 이전에 선발 투수를 교체하는 경기는 메이저리그에 드물었다.

물론 퀄러티 스타트라는 개념이 처음 야구에 도입될 때보다 지금 투수의 역할이 세분화된 것도 사실이고 불펜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지적하고 싶은 것은 선발 투수가 단지 첫번째 투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랑처럼 이야기하는 감독이나 투수코치 그리고 그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야구팬들의 태도이다. 일단 한 가지 점을 살펴보자. 자신이 많은 이닝을 책임지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선발투수는 당연히 투구수가 많아지게 되어있다. 자신이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 투수는 "빠른 승부"를 선호, 아니 당연히 빠른 승부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의 투구 스타일에 충실한 타자들은 볼 카운트가 0-2인 상황에서 절대 3구를 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실제로 3구로 스트럭 아웃되는 타자가 얼마나 적은가?- 이런 패턴이 가져오는 결과는 경기 시간의 지연이 될 것이라 추측할 수있다.

컨트롤에 관한 한 역사상 최고의 투수라 일컬어지는 그렉 매덕스는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내 목표는 단지 27개의 공으로 한 경기를 끝내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위력적인 구질을 지닌 것으로 여겨지는 로저 클레멘스나 놀런 라이언도 자신들이 은퇴할 시점에서의 통산 ERA가 3을 넘었다. 다른 면에서 이 사실을 해석하면 아무리 "잘난" 투수라 하더라도 타자들이 절대 못치는 공을 던지는 투수는 없다는 이야기이다. 즉 아무리 피해다녀봤자 타자에게 맞는 것이 투수라는 이야기다. 웅리 팀의 야수들을 믿고 빠른 승부를 하는 것이 투구수를 늘리는 것보다 빠른 투구가 엄청나게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포수는 공 하나하나를 벤취의 사인을 보고 투수에게 사인을 내다 보니 경기 시간은 자꾸 길어지게 되고 관중들은 야구를 외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 할 이야기가 더 있으나 나중에 하자...



댓글 4개:

  1. 대개 팀의 수준이 떨어질수록 경기시간이 늘어나더군요. 불경기 탓도 있지만 최근 KBO 관중수가 하락하는 원인이기도 하고. 볼카운트 0-2에는 반드시 공을 빼줘야 한다는 구닥다리 해설가들도 여전하지요. 자책점보다 꾸준한 이닝이터가 선발투수의 1요건. 실점하더라도 금새 무너지지않고 이닝 길게 끌고갈수있는. 불펜의 질과 양에서 허접했던 자이언츠가 그나마 꼴데를 탈피한 것도 제리감독의 원칙에 충실한 선발투수 운용이 컸지요. 티렉스님의 의견에 캐공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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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니, 이런 우연이. 며칠 전에 이런 이야기를 다른 사람하고 했었는데. 한국 프로야구 경기가 미국 경기보다 훨씬 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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