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잉글랜드를 강력한 우승후보라 생각하지 않는데 유독 세 곳에서만 예외다. 공화국과 미국 그리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전세계의 남아도는 돈들이 몰리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엄청난 자금력과 영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잉글리쉬 프리미어 리그는 지금 각국의 스타 플레이어들에 대한 초과수요 상태를 이루고 있고 그보다 더한 초과수요는 잉글랜드 선수들에 대해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웨인 루니나 디디에 드록바를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동급으로 놓는 일은 제정신이라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공화국에선 그 것이 상식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잉글랜드에 월드 클래스의 선수는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드물며 심지어는 애증의 리버풀 팬인 나 조차도 스티븐 제라드는 일종의 계륵같은 존재라는 점을 인정한다. 파비오 카펠로가 아니라 마르첼로 리피나 루이스 아라고네스가 감독으로 온다 하더라도 잉글랜드를 4강에 올려놓는 일은 힘들 것이다. 하물며 우승은...
2. 이미 티렉스같은 캐병신조차 현대 축구에서의 키플레이어는 플레이 메이커에 해당하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니라 앵커맨에 가까운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심하게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제 공화국의 그나마 개념있는 언론들이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것도 김학범으 입을 빌어... 과거 유로 2008 당시의 스페인보다 이번 월드컵의 스페인이 강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도 세르히오 부스케스가 아직은 비야 레알의 마르코스 세나의 빈자리를 담당하기엔 경험이 부족하고 경가를 읽는 시야가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독일이 그 결정적인 준결승에서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팀 전체를 뒤로 물리는 방식으로 나왔던 것 역시 경기를 지배할만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 때문이었다. 이번 대회 최악의 선수들 중 하나로 이탤리의 겐나로 "링기오" 가투소를 꼽는 이유도 그 것이리라. 링기오는 이탤리어로 "포효하는"이라는 뜻이라는데 가투소는 포효하기는 커녕 상대선수들에게 착실히 공격루트를 양보해 주었던 것이다.
3. 우리의 요한 크루이프 선생께서 자신의 조국인 네덜란드의 축구에 대해 "더러운 안티 풋볼"이라 말씀하셨다. 히딩크 감독으로 인해 대단히 수비적인 포메이션으로 알려진 3-4-3 포메이션은 본디 크루이프 선생께서 바르까의 감독으로 계실 때 당시 유행하던 압박축구, 즉, 3-5-2 포메이션을 좌우 윙 플레이어의 \끊임없는 위치변환을 통해 깨기 위해 만든, 대단히 공격적인 전술이었다는 점을 우리는 잊고 있었다. 그만큼 크루이프 선생은 공격지향적이다. 그러니 크루이프 선생의 혹평을 조금은 "차감해서 듣"는다 하더라도 절대 앞뒤로는 움직이지 않는 네덜란드의 양쪽 백인 반 브롱크호스트와 반 더 빌은 욕을 먹어 싸다. 그들의 경기는 마치 1994년으로 돌아가 당시 대단히 수비적인 축구로 욕을 먹었으나 우승을 차지했던 브라질 대표팀의 Flat four을 보는 것 같았다. 어쨌든 네덜란드의 이번 대회 전술엔 "안티 풋볼"적인 요소가 어느 정도 있었음을 인정해야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4. 위의 3번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만일 이번 대회에서 네덜란드가 우승했다면 당분간 유럽축구의 대세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와 플랫 4 의 수비수들을 쓰는 축구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이는 올바르지 못하다 생각하는데, 사실상 1top 체제인 4-3-3이 국제적 주류인 현 상태에서 라이트나 레프트 백들의 오버래핑이 없다면 더 이상 축구는 "이기기 위한 경기"가 아니라 "지지 않기 위한 경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견고한 4백은 수시로 아래위로 움직이며 공격에 가담하는 양쪽 백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 없이는 붕괴시키기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스페인 스타일의 축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스페인의 우승이 다행이라 여기는 데엔 이런 이유도 있다는 사실!
5. 이제 공화국의 언론이나 푹구 팬들도 알아야할 것이 하나 있다. "축구는 축구공이 골 안으로 들어갔을 때 득점이 된다"는 아주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간 공화국의 언론이나 축구 관계자나 팬들은 "사람이 골 안으로 들어가면 득점"이 되는 줄 알았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볼을 어떻게 빨리 움직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보다는 "더 많이 더 빨리 뛰는 선수들"에만 집착해왔던 것이다. 박지성이 잘했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항상 그가 몇 km의 거리를 뛰었는가를 이야기하는 언론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 이상 공화국의 축구는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축구의 가장 기본은 빠른 발도 현란한 드리블도 아니라 축구공을 가장 강하고 정확하게 목표한 곳으로 차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패스라는 점!!!
축구는 과학이군요. 끄덕끄덕.
답글삭제축구보다도 침대가 과학이지요.
답글삭제ㅎㅎ 안 그래도 계속 저 댓글 쓰면서 침대가 과학이지라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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