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들은 끝이라 이야기할 수도 있겠으나 이제 시작이다. 월드컵은 대대적인 이동의 시작을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월드컵을 토대로 선수들이 이동하고 선수들의 이동은 자본의 이동을 이야기하며 공화국에선 다음 월드컵이 어쩌고, 국내리그에 대한 관심이 어쩌고 하는 식으로 축구에 대한 생산적인 이야기들을 완전히 사적이거나 단순한 문제들로 이동시키는 작업에 매진할 것이다. 이번엔 아주 기특하게도 허정무가 미리 좀 더 생산적인 축구에 대한 담론들을 완전 봉쇄해버렸다. 사실상 지난 대회와 같은 성적을 거두고도(1승 1무 1패), 게다가 지난 번엔 톱 시드 국가와 무승부를 기록하고 이번 대회엔 아르헨티나에게 말도 되지 않게 깨져놓고도 같은 승점으로 16강에 올라갔다는 이유만으로도 근본적인 처방이 될만한 문제들은 모두 다 갈아엎어버리고 "국내 선수들과 소통이 잘되는 국내 지도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문제가 그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축구라는 것이 1년 내내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다 퍼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을 뿐더러 내 관심사도 아니다. 난 그저 아름다운 축구를 보고 싶을 뿐이다. 그냥 월드컵이 끝난 후의 몇 가지 생각들을 단문으로 적어본다. 오늘은 부분전술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는 싫다.
1. 인터넷을 검색하면 나오는 프로필을 보면 리오넬 메시는 169cm,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170cm으로 나와있는데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볼 때 항상 최소한 손가락 두마디 이상의 차이가 난다. 이니에스타의 겸손인가? 메시의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인가?
2. 누가 뭐래도 결승전에서 가장 모양빠졌던 인물은 페르난도 토레스일 것이다. 그는 대회 내내 스페인의 골 결정력 부재에 한 몫을 했으며 결승전에선 체력이 소진된 다비드 비야와 교체되어 들어갔으나 패스를 받으려 뛰어가다 햄스트링 부상이 도져 경기장에 드러줍고 말았다. 그 뒤로 스페인은 11:10이 아닌 10:10으로 싸워야 했다.
3. 여전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할 것이었다면 네덜란드는 공화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팀답게 욕먹지 않을 그들만의 플레이를 했어야 했다. 결국 모양도 빠지고 우승도 놓치지 않았던가...
4. 드디어 펠레가 마지막 작전을 썼다. 결승전을 앞두고 우승팀을 예견하는 것으로...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5. 내가 기억하기로는 78년 월드컵 공인구인 탱고부터 아디다스는 쭉 "더 이상 완벽한 축구공은 없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왜? 매 대회마다 공인구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항상 완벽하다면서 왜 대회마다 새로운 공인구를 제작하기에 바쁘단 말인가?
6. 아디다스나 나이키 두 회사에서 지원을 받는 팀들 중 같은 회사에서 지원을 받는 팀이 연속으로 우승하지 않는다는 징크스는 이번에도 지켜졌다.(아마 이런 이야기는 지상파 맴체에선 나오기 힘든 이야기일 것이다.)
7. 스페인이 우승하지 못했다면 아마 다비드 실바는 역적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물론 부스케스도...
8. 왜 공화국 대표팀은 2008년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던 아디다스사의 후원제의를 거부하고 나이키와 후원계약을 연장했을까?
아무튼 스페인에게 축하를!!!
펠레와 문어보살님의 진검승부라고 하더니 둘다 행복한 결말이라 다행입니다.
답글삭제아. 토레스는 정말 안습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선순데 말입니다.
답글삭제네덜란드는 베르기옹이 있었을 때 우승을 했었어야 했는데.. 이번에는 쫌..
저도 스페인에 축하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