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6일 월요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Soundless Music)

토요일 경향신문에 외국인의 신분으로 한국에서 연예활동을 하고있는 줄리앤 강과 에바 포피엘의 대담이 기사로 실렸더랬다. 내가 그들의 팬이거나 한 것은 아니고 그다지 자세히 볼 생각도 없었던 기사인데 기사를 읽다가 뒤통수를 한 대 강하게 맞은 충격을 받은 바-아마 지난 토요일이었지?- 잠깐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갈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사실 박정희가 어쩌고 하는 이야기를 하려다가 그의 면상이 떠올라 구역질이 나와 다섯 문단이나 썼던 게시물을 삭제해버렸다. 종종 그런다. 이해하지 않으셔도 된다.) 줄리앤 강에게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하냐는 질문을 했던가? 아무튼 그런 질문에 "노래방에 가게 되면 MC몽의 노래를 부른다."고 했다. 살짝 눈을 의심하고 그러려나보다 하려던 차에 그가 그에 대한 이유를 이야기했던 것 역시 실려있었는데 "미국 스타일 카피 안하고 '완전'한국적인 힙합"이기 때문에 그의 노래를 즐겨 부른단다. 앞서도 말했지만 한 2분 정도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해머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았으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싶은 느낌이었다.(해머로 머리를 맞아본 적이 없으니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집집마다 인터넷 전용선이 깔리기 훨씬 이전인 90년대 말 하이텔이나 천리안 혹은 나우누리의 대중음악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던 이야기들 중 하나가 당시 휠을 잡던 드렁큰 타이거나 지누션 등등이 과연 "정통힙합"을 하는가? 아닌가?에 대한 논쟁이었다. 지금은 더 대중화 되었겠지만 당시에도 힙합을 듣는 사람들이 꽤 많았던 관계로 이런저런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이 많았으나 결론은 "그들의 음악은 정통힙합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고로 좀 구리다."라는 쪽으로 모아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든 장르에 관심이 있긴 하지만 당시에도 어줍지 않게 힙합이라는 것을 조금은 듣던 시기였고 그런 논쟁이 있기 수년 전에 노터리어스 비아이쥐가 투 팍 사커의 살해를 사주했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그리고 그 뒤에 노터리어스 비아이쥐 역시 총에 맞아 죽은 일이 있던 관계로 서구의 대중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 힙합 신을 주목하기 시작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지만 아무튼 이런 이야기를 하려 한 이유는 3대 통신사의 대중음악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던 이야기가 이른바 이스트 코스트 힙합이나 웨스트 코스트 힙합 등의 "정통힙합"이란 무엇이며 한국의 인기 힙합 팀들이 정통인가 아닌가?를 따지며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이끌어내며 한국의 힙합이 미국의 그 것을 되도록이면 가깝게 따라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던 시기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격전장이 PC 통신이었다는 말씀...

다른 장르도 그렇지만 유독 힙합이란 장르에 있어서는 "정통"이라는 수사에 대한 집착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단하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정말X300 나를 당황하게 했던 것은 (물론 줄리앤 강이 음악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의 잎에서 "미국 스타일을 카피했"이라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돌리지 말고 이야기하자면 "그간 많은 사람들이 해왔던 그런 류의 논쟁들이 미국인들이 봤을 때 오~ 우리처럼 하는군!"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내가 절대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여~" 내지는 "우리 것이 최고여~"라는 류의 주둥아리 놀림을 해댈 사람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아시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음악의 완성도나 작품성이라는 단어"가 장르의 전범게 일치해야만 하는가?라는 문제를 진지하게 던져봐야 할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는 비단 힙합이라는 장르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닐 것이다.

그렇다. 문제는 힙합이란 장르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 자신도 대단히 찔리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점이 "머리를 해머로 맞으면 이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처죽기 전에 안들으면 넌 병신~ 이라는 컨셉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과연 "내가 죽은 자식의 몸을 만지며 그를 살리려는 불가능한 꿈을 꾸는 병신 색히"는 아닌가?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보게 된 것이다. "왜그래? 넌 본디 쓰레기이고 양아치이고 병신색히잖아?"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맞는 말이기는 하나 지금은 말장난 하자는 것이므로 가만있지 않겠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할 문제다. 음악이 먼저인가? 장르가 먼저인가? 이런 문제는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가? 이런 문제는 유치하기 짝이없는 문제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인가?-이런 염병할 내가 무슨 유인촌인가? 이따위 생각을 하게...-외국인의 기준으로 한국의 대중음악을 판단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타당성을 가지는가? 설마 이런 문제일까? 이런 문제들은 "한국문화의 세계화" 따위의 개소리를 짖어대는 바보들의 질문이다. 물론 나도 바보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 자부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솔직히 무엇엔가 얻어맞은 느낌이 잇었으나 그 근본이 나에게 있는 것도 알았으나 정확한 실체를 몰랐다. 그러다가 머리를 또 한 번 때리는 것이 있었다.

아! 잘못하다간 내가 그렇게도 욕해대던 꼰대들의 허섭한 짓거리들을 답습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그 점이었다. 물론 Classic이라 불릴 클래스의 작품들이 훌륭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류는 지금은 형태만 남아있거나 기록으로만 남아있는 악기들부터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지 않았는가... 그 것이 발전인지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는 차치하더라도 그런 변화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소용없을 것이다. 음악은 계속 변하는 것이고 항상 스스로 주장하듯 "잘만든 음악은 좋은 음악이고 그렇지 않은 음악은 쓰레기일 수도 있다."는 것이 개인적 신념이지만, 그러한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항상 새로운 음악을 듣고 현재의 조류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과 학습을 꾸준히 실행하지 않는다면 나 자신도 꼰대나 쓰레기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음악들도 좋고 장르의 기본정신에 충실한 음악도 좋다. 하지만 대중음악이라는 장르의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들 중 하나가 "대중"이며 그 단어 자체에 대단히 가변적인 의미가 내표되어 있으며 그런 가변적이고 다의적인 추상들을 쫓아간다는 것은 피상적으로 생각해왔던 것보다 훨씬 더 힘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결론? 뭐 항상 그런 것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난 아직 멀었고 어떤 음악이 되었건 평생 듣지 않으면 nurd이 되고 말 것이다. 빌어먹을...

댓글 5개:

  1. 티렉스님이 꼰대가 된다는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편해지고 습관이 되면 그게 좀 무섭더라구요. 저도 타성에 젖어 치료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고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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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보노소년님의 덧글은 항상 힘이 됩니다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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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내가 유인촌인가에서 빵 터집니다. ㅋㅋ 꼰대와 티렉스님은 이 끝과 저 끝. 절대 걱정 안 하셔도 될듯. 이런걸 생각하면서 괴로와한다는것 자체가 그 증거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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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http://www.hypebot.com/hypebot/2009/11/a-graphic-look-at-the-rise-of-digital-music.html?utm_medium=twitter&utm_source=twitterf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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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오호 토돌님 정말 숑가는 자료입니다.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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