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6일 토요일

Simon Corwell, RATM, Super-Star K, 2009년의 씁쓸함

폴 포츠나 수전 보일 그리고 서인국이라는 가수의 공통점은 방송사의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먹었거나 1등을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1등을 먹은 사람보다도 훨씬 더 많은 이슈를 만든 사람이라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보통의 가수들의 데뷔앨범을 내는 기간에 비해 훨씬 더 짧은 기간에 자신의 이름을 단 첫 앨범을 냈다는 점일 것이다. 폴 포츠는 <브리튼스 갓 탤런트>의 1위가 확정된 후 3개월만에 자신의 앨범이 나왔으며 서인국은 그보다도 훨씬 더 짧은 시간에 자신의 앨범이 나왔다. 죄송하다. 수전 보일이 얼마만에 자신의 앨범을 냈는지는 정확한 기억이 없다. 아무튼 그들에게 있어 또 하나의 공통점이라면 그들이 만들어낸 이슈의 폭발력에 비한다면 그들의 음반의 완성도는 대단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도 포함될 것이다. 물론 심사위원들이나 주최측은 "당장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준비된 사람을 뽑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는 점을 재삼 강조하며 그들이 이렇게 짧은 시간의 작업을 통해 음반을 내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니란 이야기를 할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지에 대해선 좀 생각이 필요할 것이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외에도 영국엔 또 하나의 유명한-사실은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듣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으니 그 포로그램의 제목은 X-Factor이라 한다. 그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가 하면 2005년 이후에 이 프로그램 출신으로 정규 앨범을 냈던 가수들 중 영국의 앨범 차트에서 1위를 하지 못했던 이는 아무도 없었을 정도이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X-Factor의 괴수라 불리는 대단한 독설을 자랑하는 평론가인 사이먼 코웰(Simon Coewell)이 있다. 그의 영향력은 "패션도 노래의 일부"라는 어이없는 말을 주저없이 뱉어내신 공화국 최고의 섹시 아이콘이라 불리는 이모 여가수보다도 훨씬 더 대단한 것이어서 그에게 호평을 받는다는 것은 최소한 영국 시장에서의 대성공을 예약하는 것과 동의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일이라 보아도 무방하다는 것이 영국의 분위기라 한다. 빌어먹을 새끼! 나도 잘 모르는 새끼가 그렇게 대단한 영향력을 가진 평론가였단 말인가? 아무튼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만 이 게시물을 끝까지 읽는 것이 의미있다는 것까지만 여기서 이야기하자.

또 한가지 이야기할 것이 있다. 2009년 영국의 크리스마스의 싱글 차트에서 이미 해체한 팀인 Rage Against The Machine의 "Killing in the name"(이 곡은 티렉스가 나중에 반드시 여러분들께 소개해야할 곡이기도 하다.)이 1위를 차지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RATM이라 하면 체 게바라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와 머플러 그리고 머그잔 등을 전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드는 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던 전력을 가지고 있고 앨범의 북릿에 자신들의 앨범을 이해하기 위해선 이러이러한 책들을 선행학습해야한다는 이야기를 써놓는 등의 대단한 시건방을 떨던 팀이었다. 사실 그들이 시건방을 떨었던 그렇지 않건 문제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일이니 그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 두도록 하자. 중요한 문제는 그들이 과거 어떤 팀이었나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번 크리스마스 차트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1위를 하게 되었는가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영국의 크리스마스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되었는가는 요기를 눌러서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그 이야기까지 다 쓰려면 좀 과하게 길어진다.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이젠 대세가 되어버린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이고 또 하나는 RATM이 1위에 올락가게 된 방식에 대한 개인적 소회이다. 오디션이라는 것 자체는 이 동네에선 비일비재한 일이다. 그런데 이 일상에 가까운 오디션이란 일이 방송사가 개입하게 되면 으 때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아직 정식으로 데뷔하지도 않은 오디션 참가자들의 팬클럽이 생기질 않나, 애꿎은 10대들은 누가 1등을 하네 마네 하며 서로 싸워대지들 않나, 경쟁이 끝나기도 전에 특정 참가자와 계약을 하는 에이전시가 생기질 않나...방송이란 매체 하나가 끼어듦으로해서 대중음악판에 관심을 가진 팬들에게 있어 오디션이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는 권력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권력이라는 것이 별다른 저항없이 대중들을 무장해제시키기도 한다는 데에 분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RATM 사태는 일종의 그 권력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소수들과 그 권력을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와의 맞짱이라는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으로 이번 사태가 주는 쾌감도 인정하고 통쾌하다는 것도 인정하긴 하지만 이런 일들은 1회성의 이벤트와 비슷한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이유는 우선, 무엇보다도 이런 일 자체가 지극히 인위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 역시 팝음악의 역사에 기록될만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만일 이런 대단한 결과를 이뤄낸 후 그에 대한 다른 조치(?)내지는 그를 통한 다른 변화(그 것이 꼭 바람직할 필요는 절대 없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일일 것이다.)를 추동할만한 뒷심(?)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팝음악의 전체적 큰 흐름에서 삐져나온 하나의 과속방지턱 정도의 역할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늘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그런 사건들이 주는 쾌감은 춫분히 인정한다. 다만, 이런 일은 이벤트에 그쳐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만일 RATM이 현재진행형의 밴드라 하면 문제는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그 팀은 해체한 팀이며 다시 결성될 가능성도 (아직은) 없어 보일 뿐더러 팬들이 차트의 정상에 올린 곡 역시 새로 발매된 미발표곡도 아니며 심지어는 재발매된 싱글도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티렉스의 결론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으면 한다는 이야기는 이런 점에서 기인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 문제의 본질이 "요즘 전세계적으로 휠을 잡고 있는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자발적 반발"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그런 차원에서 따져봐야 한다 할 것이다. 애초에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이유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RATM의 싱글을 걸고 했던 팬들의 모험(?)에 대해 비아냥거린 사람이 문제의 그 인물이라는 점이며 그가 요즘 전세계적으로 휠을 잡고 있는 이른바 음반시장의 대세라 할만한 그 지랄맞은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독설이나 날리고 있는 같잖은 인물이라는 점이 그들의 눈에 대단히 거슬렸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따름이다. 그리고 그 것이 그들의 전의를 불타게 했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이 휠을 잡고 있는 한 대중음악의 근본적인 발전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일단 상업적으로만 봐도 폴 포츠의 첫 음반이 전 세계적으로 300만장 나갔다는 것은 전세계 수십억의 인구가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상업적 성공"은 아닐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거의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모창이라고 할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미 스타인 사람들을 따라하는 것"을 최대의 미덕으로 알고(본인이 의도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그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왜냐고? 이른바 휠을 잡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휠을 잡고 있는 심사자들 역시 "현재 휠을 잡고 있는 대중적 음악"이라는 데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왜 거 공화국의 대표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에서 공화국에서 가장 hot하다는 아이돌 그룹 출신의 여가수께서 한 건 올리지 않았던가... "패션도 음악의 일부분"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말도 안되는 호흡으로 음반을 내는 것을 보면 분명히 오디션을 통해 배출된 인물과 상당한 교감을 나눈 후 그를 위해 쓴 곡들이 아니라 이미 쓴 곡을 그에게 주입시키는 작업을 했다는 의혹을 뿌리칠 수 없다. 그리고 그 것은 오디션을 통과한 사람들에겐 대단히 쉬운 일일 것이다. 왜? 여태까지 해온 것은 "자신들의 가이드들"을 충실히 따라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공화국 여가수들 중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가수라 평가받던 솔로 여가수들 중 한 명에 대해 티렉스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바로 그랬다. 하드웨어도 좋고 테크닉도 있지만 작곡자가 어떤 요구를 하든 그를 그대로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이 그에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고 지금 그는 그런 상태다. 다행히도 그 여가수는 공개 오디션 출신은 아니지만 말이다. 공개 오디션에 대해선 이 정도만 까주기로 하고 진짜 결론을 내려야할 때이다.

이번 사건이 이벤트에 지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지만 최소한 어떤 맥락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고 자신이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괴물이 쳐대는 장난에 놀아나지 않을 필요는 있다는 점이 줒ㅇ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할 환경 자체가 조성되지 않는다면 더없이 행복하겠지만 공화국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답이 회의적이기 때문에 사실 상당히 부러운 일이긴 하다.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사람은 아는만큼만 보이고 들리고 생각하게 된다. 가장 무시무시한 일은 자신의 해석과 구성능력을 벗어나는 양의 정보가 대가리에 들어오게 되는 일이다. 그런 인간들은 애초에 정보를 제공하는 쪽이 의도하는 방향을 기막히게 따라가게끔 하는 촉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런 정도의 해프닝도 기대할 수 없는 시장 풍토에서 살고있는 일은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다. 다만... 항상 회의하고 의심할 필요성에 대해서 강조하는 수 밖에...

댓글 6개:

  1. 이른바 초안이라는 것을 작성한지 워낙 오래되고 구글 블로그는 초안을 작성한 날짜를 기준으로 게시일이 표기되는 관계로 1월의 첫 게시물이 아니라 12월의 마지막 게시물이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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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지금에서야 읽었습니다. 솔직히 어메리칸 아이돌이라는 프로그램이 왜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는 저로선 공감이 아니될 수 없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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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BC와의 인터뷰에서, 결국은 소니와 BMG(?)의 싸움이니 돈은 사이먼 코웰이 다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톰 모렐로가 걔들은 남이 써준 거 받아서 노래하지만 우리는 LA의 차고에서부터 작곡해서 내 노래를 하는 거니 차이가 있다고 받아치는 것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추운데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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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토돌/ 감사합니다. 흑흑

    한계인간/ 결국 대중음악이라는 것의 본질에 관한 고민을 다시 하게끔 하는 문제라는 것이 내 생각인데 남들 흉내내서 뽑히고 남들이 준 곡으로 트레이닝해서 나오는 애들은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문제 이전에 그 자체가 걔들이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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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연초부터 이래저래 바쁘네요. 날도 따뜻해졌으니 티렉스님이 겨울나기는 좀 나으실 듯 합니다. 내내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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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보노소션님 빌어먹을 날씨입니다.
    빌어먹을 날씨에 건강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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