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1일 금요일

아님 말고 1000곡(20)

20. Are you experienced?-Jimi Hendrix(196)-
한 가지 가정을 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합시다. 만일 (한 때는 역사상 가장 완벽한 멤버를 구축했다고 평가받던) Cream이 해체되지 않았다면 에릭 클랩튼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대단히 어이없는 질문이라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게시물을 계속해나가다 보면 에릭 클랩튼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분들이 외우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에릭 클랩튼에 대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부분들을 알게 되실 정도로 에릭 클랩튼은 항상 이슈 메이커였고 트러블 메이커였으며 게리 무어를 능가하는 (스포츠 용어로 이야기하면) 저니맨이었고 좀 더 악랄하게 이야기하자면 철새 기타리스트였기 때문에 에릭 클랩튼의 아주 초창기 시절에 대한 한 가지 (불가능한) 가정을 한 번 해보는 경우도 재미있을 것이다. 적어도 개인적인 견해로는 예외없는 평단과 언론의 찬사 속에 활동했던 크림이 오랜 시간동안 지속되었다면 에릭 클랩튼이 마약과 알콜 그리고 여자(이 표현 싫긴 하지만 다른 마땅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에 빠져 한참 동안을 헤메고 다니지는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만큼 크림이란 밴드는 Rock 음악의 역사상 가장 완벽한 밴드라는 평가를 받았던 밴드이며 모든 이들이 그들의 해산을 안타깝게 생각했던 밴드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실상 에릭 클랩튼의 일종의 방랑벽은 (감히 위대했다는 표현을 쓸 수 있었던) 크림이 해체된 이후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에릭 클랩튼의 이야기는 일단 접어보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자. 개인적으로는 "역사상 일렉트릭 기타라는 악기를 가장 잘 연주했던 사람은 아니지만 일렉트릭 기타라는 악기의 연주자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사람의 이름은 지미 헨드릭스다.(그의 본명은 Johnny Allen Hendrix이다.) 물론 Feedback주법의 완성자를 이야기하자면 Jeff Beck을 이야기하겠지만 피드백 주법의 발달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은 누가 뭐라 하더라도 지미 헨드릭스이며 앰플리파이어의 오버드라이브이펙트의 발달에 있어서도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 역시 지미 헨드릭스이다. 지미 헨드릭스의 영향을 받은 기타리스트는 과장을 좀 보탠다면 지미 헨드릭스 이후에 기타를 친 모든 사람들이겠지만 직접적으로 그의 영향을 받은 불세출의 기타리스트들을 보자면 블루스라는 장르만 하더라도 B.B. King, Muddy Waters, Howlin Wolf, Albert King, Elmore James등을 들 수 있으며 리듬 & 블루스와 소울 장르의 기타리스트를 보자면 Curtis Mayfield, Steve Crooer등이 있고 그 외 수많은 모던 재즈 장르의 기타리스트들 역시 지미의 영향권(지나치게 센 단어일지도 모르겠다.)하에 있었다 할 것이며 그와 거의 동시대에 활약했던 Carlos Santana는 자신의 음악에 반영되어있는 거의 모든 미국 음악적 유산은 지미 헨드릭스로부터 왔다고 할 정도였다.

일본의 평자들이 이야기했던 세칭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 불리는 제프 벡, 지미 페이지, 에릭 클랩튼을 그들이 "세계 3대"라는 레토릭을 사용하여 이야기하는 것은 그들이 지미 헨드릭스라는 기타의 거목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에서 이른바 "British Rock"이라 불리는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위대한" 연주자라는 의미를 은연중에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이런 해석이 자의적일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인전한다 해서 지미 헨드릭스가 차지하는 위치에 변화가 생긴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또한 재미있는 것은 그리 길지는 않지만 Rock음악의 역사에서 이른바 (일본의 전문가들의 표현대로 하자면) "세계 3대 기타리스트"들과 지미 헨드릭스가 말 그대로 "진검승부"를 펼친 적은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의 진검승부는 아니었으나 "거의 비슷하게 붇었던 적"은 있었으니 1967년과 1968년에 걸쳐 에릭 클랩튼의 크림과 지미 헨드릭스가 같은 해에 연속으로 두 장의 앨범을 낸 적이 있었던 것을 기억해볼만 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과거엔 그 어떤 팀이건 1년에 한 장의 앨범을 내는 것이 보편적이었던 것 같은데 그 어느 순간부터는 1년에 한 장의 앨범을 내는 것이 굉장히 생경한 일이 되어버렸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게을러진 것일까? 아니면 제작비를 대는 것이 과거보다 훨씬 더 어려워진 것을까? 아무튼 뭐 그렇다는 이야기이고 그 중에서도 묘하게 두 팀이 맞물렸던 시기는 67년에 지미 헨드릭스가 "Qre you experienced?"을 발매하고 크림은 그 다음 해인 1968년 "Wheels of fire"를 발표하던 그 시기였다.

사실 "Wheels of fire"은 크림의 앨범 중에서도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음반이었다. 기세등등하게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그 외 영국이나 호주의 차트를 휩쓰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으며 그들의 최고 명곡의 하나로 꼽히는 "White room"이 타이틀 트랙으로 수록되어있으며 그들로서는 야심 가득한 시도였던 Howlin의 "Sitting on the top of the world"와 Albert King의 "Born under a bad sign" (이 곡의 공동 작곡자 중 한 사람은 Booker T. Jones이다. 이런 것도 외워두시면 작업하실 때 유리하시겠다.)등 블루스의 명곡들의 리메이크 작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음악적으로 획기적 시도를 했던 그들의 Wheels of fire이 상업적인 성공과는 별개로 음악적으로 지미 헨드릭스의 "Are you experienced?"와 지속적으로 비교되는 기현상을 몰고왔다는 점이다. 지금 봐도 완벽한 멤버이고 당시에는 더더욱 그랬던 크림으로서는 평단의 이런 비교들이 그다지 반갑지는 않았을 것이었으리라는 점은 굳이 추론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명백한 일일 것이다. 최근 출판된 에릭 클랩튼의 자서전에서도 이 점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언급하고 지나갔다고 한다. 아직 자서전을 보진 못했지만 자신들이 음악적으로 엄청난 신경을 썼던 앨범이 지미 헨드릭스의 앨범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바 있다. 40년도 더 지난 지금 그 두 앨범을 비교하자면 굳이 어떤 앨범이 더 음악적 완성도가 높다는 것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한 일이겠으나 당시의 평단에선 대단히 좋은 안줏감이었으리라는 짐작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꼭 지미 헨드릭스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Good-Bye Cream"을 그 다음 해에 발매한 후 크림은 다들 각자의 길을 간다. 물론 그 뒤 진저 베이커는 Blind Faith로 에릭 클랩튼과 같이 활동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에릭 클랩튼은 크림이 해체된 뒤 이른바 "철새 기타리스트"로서의 길을 가기 시작했고 한 때는 "세계 최고의 베이시스트이자 보컬리스트"라는 칭송을 받았던 잭 브루스는 크림 당시 받았던 그 정도의 평가에는 미치지 못하는 정도의 활동을 보여줬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그 후 에릭 클챕튼은 여자와 술과 마약에 빠져 재활 병원을 들락날락하는 극적인 삶의 롤러코스터를 보여준다. 아마도 에릭 클랩튼의 술과 마약과 여자에 대한 이야기만으롣 하나의 게시물을 충분히 채우고도 조금은 부족하다 싶을 정도의 분량이 너끈히 나올 것이다. 에릭 클랩튼이 이른바 "기타의 신"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이 그가 겨우 22세 때의 일이다. 하지만 지미 헨드릭스는 승승장구하던 "기타의 신"에게 음악적인 좌절감과 아쉬움을 밪보게 해 준 첫번째 인간이다. 에릭 클랩튼은 지미 헨드릭스를 이렇게 평했다. "뭔가 같이 작업을 하고 싶었으나 지미는 항상 계속 혼자서 해내는 스타일이었다." 아마 그 말처럼 지미 헨드릭스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싶다. 지미 헨드릭스는 에릭 클랩튼의 평 그대로 일렉트릭 기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혼자 해낸 인물이다. 지미 헨드릭스와 에릭 클랩튼, 크림, 야드버즈 등등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분들이 싫다고 아우성을 치더라도 질리게 들을 이야기이니 오늘은 이 쯤에서 지미 헨드릭스의 곡을 들어보는 것으로 마무리 하도록 하자. 지미 헨드릭스나 에릭 클랩튼에 대해 오늘 다 이야기하게 되면 1000곡은 커녕 850곡을 채우기도 버거울 것이다.

Are you experienced(1968년도 실황)


1. 앞으로도 rock이나 jazz fusion 넘버들은 엄청나게 쏟아질테니 걱정 마시길 바랍니다.
2. 조금 시끄럽다 느끼시더라도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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